여행이야기/경상도여행

투병 중인 아버님을 모시고 우리의 마지막 주막이 있던 곳 삼강주막에 다녀왔어요.

하얀벼리 2012. 5. 21. 06:00

나는 맏며느리다.

내 고향은 경북 예천이고

시어른들은 그곳에 살고 계신다.

어른들과 같이 살진 않지만 그래도 맏며느리라는

부담은 언제나 내 마음을 떠나지 않는다.

더군다나 요즘은 시아버님이 혈액투석을 하고

계신 터라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며칠지난 어버이 날에도 가서 뵙지 못했고

오늘은 몇일 뒤의 시어머님 생신도 축하해 들릴겸

시댁에 갔다.

결혼하고 30년을 살아도 시댁은 편한 곳이 아니다.

 

몸이 편치 않다고 아버님이 운전을 하시면 위험하다고

옆에 사는 시동생이 차를 가져가서 일상 생활에서

갑갑함을 느끼는 것 같아 어른들을 모시고

가까운 곳으로 나들이를 다녀왔다.

 

가까운 곳이지만 장남 내외가 부모님을 모시고 하는 나들이라

부모님은 든든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흔쾌히 따라 나서서

기쁜 마음으로 함께해주셨다.

 

 

 

삼강주막은 우리나라의 마지막을 기록하는 주막으로

물론 마지막까지 주모가 있었던 주막이므로

경북 지역의 민속자료로 등록되어 보존되고 있다.

 

보통 우리가 작은 집을 초가 삼간이라 일컫는데

삼강주막은 그것 보다 작은 초가 이칸이라고 한다.

요즘 주로 말하는 평으로 따진다면 약 8평 남짓한 크기라고하니

요즘은 원룸도 10평 안팍으로 지어지는데

아주 작은 규모임에는 틀림이 없다.

 

방의 크기도 작고

 

물론 부엌의 규모도 작은데 

 

부엌의 한켠에는 일반인과 보부상들을 위해 주었던 외상장부가 벽에

주모만이 알아 볼 수 있게 줄로 그어져 표시되어있고

훼손을 막기위해서 유리로 보존해 놓은 곳이 있어 이해할 수 없는 선들을

한참 바라보다 사진을 찍었는데 반사되어 잘 보이지는 않는다.

 

 

이곳을 삼강 주막이라 일컫는데는

세 강이 합쳐지는 곳이라 삼강이라 일컫는다한다.

낙동강이 본류이고 내성천과 금천이 합류가 되는 지점이다.

보통은 강이 두곳이 합쳐지는 곳이 주로 많지만 이렇듯 세강이 합쳐지는 예는 별로 없는 듯하다.

 

 

그 강들이 만나지는 곳에서 시어머니는

예전에 배를 타고 강을 건너던 어릴 적을 추억하며

추억어린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백두대간의 주흘산과 안동의 학가산, 대구 팔공산의 맥이 모두 끊기는 곳이라고

문화 해설사분이 진지하게 설명해주셨다.

 

그곳엔 아직 우리의 기억에도 생생한 뒷간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한켠엔 들돌이 보존되어있었는데

그 들돌은 나루에서 일군들의 품삯을 정하는

아주 중요한 도구였다고 한다.

돌을 드는 모습을 보며 힘의 세기를 가늠해서 상인들의 일꾼으로 선발되었다고 한다.

 

 

마지막 주막이 있던 곳에서

연세 높으신 부모님들의 어릴적 추억을 회상하시는 모습도 보고

문득 며칠전 다녀온 춘천의 문학여행에서 덕두원의 주막을 떠올리며

안내를 해주시던 분이 덕두원의 주막도 복원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신 말이 떠오르며

우리의 옛문화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되짚어보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