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경상도맛집

배고프던 시절의 원조맛이 지금도 이렇게 맛있을수가~~~,장세미 할매집의 소구레국밥

하얀벼리 2012. 5. 11. 06:00

 소구레 국밥을 먹었는데

소구레의 뜻을 찾기위해

사전을 찾으니 소구레라는 말은 없다.

그래서 고민을 하던 중 다시 수구레라는 말을 찾아보니

'쇠가죽에서 벗겨 낸 질긴 고기'라고 쓰여져 있다.

 

수구레의 경상도식 방언인 것 같다.

소의 가죽에서 벗겨낸 질긴 고기라면

과연 맛이 있을까?

우리의 입맛에 맞는 맛일까?

 

 

요즘은 전통시장에 가도 현대식으로 잘 정비가 되어있고

장을 보기 편하게 손님을 위한 배려가 면면히 엿보인다.

 

현풍 상설시장을 가니 원조 소구레 국밥집이 있다고 해서 직접 맛을 보기로 했다.

 

가벼운 주머니로도 배부르게 먹고 나올 수 있는 가격의 음식들이 차림표에 적혀있다.

 

원조 할매집에 왔으니

소구레 따로 국밥을 시켜 보았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반찬이다.

 

 

 

 

 

 원조이신 장세미 할머니가 손님을 위해 직접 국을 퍼내고 계신다.

 

기본으로 차려진 반찬에 국과 밥을 갖다 놓으니 한상이 그~~득하다.

청향고추와 양념장이 따로 마련되어있고 초피가루도 준비되어있어

취향에 따라 첨가해서 먹으면 된다.

 

 선지를 넣어 맛을 살린 소구레 국밥은

소구레의 쫀득한 맛이 일품이다.

처음 먹어 보는 음식이지만 씹을 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 특색 있는 맛인데

왜 이렇게 많이 보급이 되지 않는지 궁금해졌다.

소의 내장도 모두 먹는데 쫀득히 입에 감겨오는 맛은

먹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맛이다.

 

명함도 준비 되어있지 않고

손자가 써주는 연락처와 주소를 받아 들었다.

 

 

맛있게 먹고 잠시 한가한 틈을 타 할머니께

식당의 내력을 여쭈어보니 할머니께서 열변을 토하시며

옛날 이야기를 해주신다.

옛날 너도 나도 배고프던 시절에

먹을 것이 없어 소의 껍질에 붙은 기름이라도 떼어서

국물에 넣으니 고기 맛이 나고

장에 나온 사람들이 국밥을 한그릇씩 사먹으며

배를 불려 집으로 돌아가곤하던 그런 원조 국밥이란다.

'장을 본 남자들이 술이 취해 술을 더 달라면

내가 욕을 하며 내 쫒았지~~~, 그래서 내가 욕쟁이 할매였어!'

'지금도 욕을 하시나요?'라고 물으니

'지금은 안해, 술 먹고 주정 부리는 사람이 없으니 할 일도 없고~~'

옛날엔 장에 나와 물건 판돈을 술을 먹어 다 없애고 갈까봐

할머니가 술을 일부러 많이 팔지 않으며 양심적인 장사를 했던

이야기를 하시며 할머니는 옛날을 신명나게 이야기 하신다.

 

시장이 현대화 되기전 포장마차를 해놓고 팔던 이야기며

구수한 국물을 내는 이야기며

전통을 살려 40년을 이어 가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음식문화를 제대로 지켜내는 것에 대한 생각을 해봤다.

 

쫄깃함이 더욱 그리워지는 시간에 이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