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강에 가고 싶다
그강에 가고 싶다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저 홀로 흐르고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멀리 간다
인자는 나도
애가 타게 무엇을 기다리지 않을 때도 되었다
봄이 되어 꽃이 핀다고
금방 기뻐 웃을 일도 아니고
가을이 되어 잎이 진다고
산에서 눈길을 쉬이 거둘 일도 아니다
강가에서는 그저 물을 볼 일이요
가만가만 다가가서 물 깊이 산이 거기 늘 앉아 있고
이만큼 걸어 항상 물이 거기 흐른다
인자는 강가에 가지 않아도 산은 내 머리맡에 와 앉아 쉬었다가 저 혼자 가고
강물은 때로 나를 따라와 머물다가
멀리 간다
강에 가고 싶다
물이 산을 두고 가지 않고
산 또한 물을 두고 가지 않는다
그 산에 그 강
그 강에 가고 싶다
ㅡ 김용택 ㅡ
구담 마을엔 매화가 광양 청매실 마을보다 열흘은 늦게 핀다.
아마도 지금쯤 만개해 있으리라
임실의 골짜기 마을 문명이 닿지 않아 더욱 엄마의 품속 같은
구담 마을에 봄이 찾아왔다.
이제 젊은 이들은 떠나고 매화는 어느 곳 보다 많이 피고
매실 생산량도 많지만
젊은이들이 떠나는 그 마을엔 빈집들이 늘어나고
우리는 아름다운 그강을 바라보며
김용택시인의 시한 구절을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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