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나의 이야기

아들이 사라졌어요.

하얀벼리 2011. 10. 4. 19:00

내아들이

다른 여자의 아들이 되었다

돌아온 사연(행정오류)

 

 

 

 

 

 

 

몇일전 가족관계증명서가 필요하여

주민 자치센터에 증명서를 발급받으로 갔다.

 

 

 

증명서 발급을 받으니 내 아들이 하나 밖에 없다.

 

헉~~~

나는 분명 20개월 차이로 아들 둘을 낳아서

뒷바라지 하느라고 아직까지 여념이 없는데~~~

몇일전 예비군 훈련 문제로 전출까지 시켰는데~~~

뭥미~~, 이런 일이????

 

 

 

 

 

 

"저~ 아들이 둘인데 왜 하나 밖에 안 나왔죠?"

 

 

 

"본인이 낳지 않았으면 안나와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대답만 한다.

 

 

"제가 아들 둘 낳았는데요. 

.

.

. 

뭐가 잘못되었죠?"

 

 

그제야 눈을 들어 나를 보더니

 

"뭐가 문제가 있냐"고 묻는다.

 

 

"본인 가족만 나온다니까요. 생모이어야 나온다구요~"

 

싸늘한 한마디다.

 난감하다.

난 할말을 잃었다.

 

 

 

 

 

"제가 분명 아들 둘 낳았거든요. 어디서 찾아야하죠?

이름이 신ㅇㅇ인데 찾아봐주세요."

 

 

옆의 직원에게

"이거 어떻게 해야하죠?"

하며 묻는다.

"호적으로 가서 찾아봐야지~~~"

 

 

한참을 지체한 후에(나는 무척이나 긴 시간 같았다)

 

 

"호적에는 호주 분 신ㅇㅇ님의 손자로 나오는데요."

 

그리곤 아무말 없이 옆의 직원의 얼굴을 쳐다본다.

 

 

나도 한동안 말이 없다.

그럼 그애는 부모가 없이 왜 할아버지의 손자일까??

.

.

 

.

.

.

.

 

"부모가 있을거 아녜요? 부모는 누구로 나와있죠?"

 

 

"아버지가 신ㅇㅇ인데요."

 .

.

.

.

 

"그럼 엄마는요?"

 

한참 말이 없이 눈을 피한다.

 

 

"엄마가 누구로 나와있냐구요?"

 

 

 

 

"송ㅇㅇ인데요~~~"

 

 

아니 이런일이!!!

난 남편과 떨어져 있은 일도 없는데

내 남편이 내가 낳은 아이를 다른 여자 이름의 아이로 올려 놓았단 말인가?

너무 황당하다.

 

 

 

"그게 왜 그렇죠??"

 

 

 

 

 

"혹시 주민등록번호가 나와 같나 한번 봐주실래요? "

 

 

 

 

 

 

 

 

 

 

 

"아! 주민등록번호가 맞네요."

 

그제야 직원은 웃음을 띤얼굴을 잠시 지었다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이건 호적지에서 재적등본을 수정해야 되는데요."

 

 

그럼 나보구 어쩌라구~~~

니들이 알아서 해야지. 나는 서류가 필요해서 떼러 왔을 뿐인데~~~

 

"빨리 수정해서 증명서 발급해주세요."

 

 

 

 

 

 

 

호적지인 상주시로 전화를 걸어 무어라 말을 하는 듯 하더니

호적지의 직원을 바꾸어준다.

밀린 일이 많고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릴 듯 하니 오후늦게나 와야한다는~~~

 

"그런 말이 어딨어요?

최우선으로 처리해줘야 할 일이 아닌가요?"

 

 

한참후 또 전화가 와서 컼퓨터 에러로 처리가 지연되고 있어서

좀 더 늦어질 것 같다는 통보~~~

 

 

2008년부터 주민등록과 가족 관계증명을 예전과는 다르게

발급하고 시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서류상의 관계를 확인해 볼 일이 별로 없다.

 

 

 

 

이번일을 겪으면서

만약 이 사항을 내가 모른 상태로

내 아들이 먼저 (취업이나 결혼등으로)

알게 되었다면 아들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며

갈등을 했을까하는 생각에 가슴이 섬찟했다.

혹여 다른 가정의 딸이

사춘기나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이런일을 당했다면

가출 혹은 더 큰 가슴앓이로

인생에 커다란 상처를 남길 수도 있으리라

 

 

벌써 3~4년이 지났다면

주민등록번호나 이름이 같다면 걸러서

수정할 수 있는 정도의 체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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