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나의 이야기

잠 안오는 밤(아들의 여친)

하얀벼리 2011. 6. 30. 07:00

잠 안오는밤

 

 

 헐~~

무슨 이런 이상한 기분이~

 

 

 

 

 

 

 

 


몇일 전 작은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점심은 드셨어요?'
'응 그래 지금 먹는 중이다.'
'너는?'
'저는 먹었는데요, 허~ 세상에 이런일이~~'
'왜?'
'글쎄 드라마도아니고요~  여자 친구를 만났는데요.'
'여자 친구 생겼니?'
'녜'
'그런데?'
'그 엄마가요, 엄마 만나보구 사귀라고 해서 만나자구해서만나구왔어요,
드라마 같은데서는 돈봉투 같은것두주던데~, 자기 딸 귀하게 자랐다고 자랑만 하구요, 점심 먹었어요.'
'그래? 되게 긴장 됐겠네~'
'녜, 무슨 말을 했는지 하나두 모르겠어요.'
'그래 니 맘에드니?'
'녜'
'그럼 됐다. 편안한 맘으로 사귀어라.'
이런 대화가 오가고 전화를끊었다.

 

 

 

 

 


이제 올게 왔구나
울아들 남중, 남고, 공대, 군대 또 공대 라고 친구들이 놀리고
아직 여자 친구 하나 없이 지냈는데~~
얼마 전만 해도

'엄마 난 왜 여자친구가 없지? 아마 너무 잘생겨서 여자들이 경계하는 것 같아'
하면서 조잘 거리던 아들이, 제 형도 아직 여자 친구가 없는데 벌써~~
둘다 연애라고는 젬병이더니~ 제 부모를 닮아서 (부모는 중매결혼)
없을 때는 은근히 걱정도 되고 저것들 너무 위해서 키웠더니 여자에게 자신을 낮추고 구애를할 줄 모르나 보다 했는데~~
그런데 갑자기 많은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기다려보자, 몇일 뒤에 온다니까~~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의문
어떻게 생겼을까?, 몇살일까?, 뭐하는 앨까?, 부모님은?, 형제자매는?, 성격은?, 키는?....
많은 것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지만 나도 그녀의 부모처럼 과민 반응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남편이 더 궁금해 하고 호기심이 생기는 것같다. 어제는 술이 한잔 되어서 전화를 걸더니 '니 엄마가 기분 나쁘다더라, 왜 남의 아들을 오라가라하며 할 말 못할말 해서 긴장 시키는데~~~' 나를 팔아가며 자기의 의사를 피력하는남편~~

 

 


오늘은 아들의 미니 홈피를 들어가보자고 했다.
역시나 아들의 미니 홈피에는 입이 찢어질듯 좋아라하는 아들 모습과 여친의 사진이~~떡하니~
그 사진을 보는내 마음은 갈피를 잡을 수 가 없었다.
예쁜 여자 친구 생기면 참 좋겠다던 내 마음 은 간 곳이 없고 뭐라 표현 해야하나?
묘한 감정으로 여친의 모습보다 얼빠진 듯 좋아하는 내아들이 바보 같이 보이는 이상한 기분을~~, 어구 내가 그렇게 애태워가며 희생해 가며 키워 놨더니  저런 바보 같은 꼴이라니~~
아~ 이런 엄마가 되고 싶진 않았는데, 아들의 감정을 존중해주고 아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함께 사랑해주는 현명하고 배려 깊은 엄마가 되어야 하는데~~
뭔가 묘한 감정이 나를 지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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