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나의 이야기

[스크랩]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 김재진

하얀벼리 2011. 6. 29. 13:31

 

 

                                                                                                                          사진/시드니 올림픽파크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 때

섭섭함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보라.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두 번이나 세 번, 아니 그 이상으로 몇 번쯤 더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려 보라.
실제로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지금 사랑에 빠져 있거나 설령
심지 굳은 누군가 함께 있다 해도 다 허상일 뿐
완전한 반려란 없다.
겨울을 뚫고 핀 개나리의 샛노랑이 우리 눈을 끌듯
한때의 초록이 들판을 물들이듯
그렇듯 순간일 뿐
청춘이 영원하지 않은 것처럼
그 무엇도 완전히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란 없다.


함께 한다는 건 이해한다는 말
그러나 누가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얼마쯤 쓸쓸하거나 아니면 서러운 마음이
짠 소금물처럼 내밀한 가슴 속살을 저며 놓는다 해도
수긍해야 할 일.
어차피 수긍할 수밖에 없는 일.
상투적으로 말해 삶이란 그런 것.
인생이란 다 그런 것.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혼자가 주는 텅 빔,
텅 빈 것의 그 가득한 여운 그것을 사랑하라.
숭숭 구멍 뚫린 천장을 통해 바라뵈는 밤하늘 같은
투명한 슬픔 같은 혼자만의 시간에 길들라.
별들은 멀고 먼 거리,
시간이라 할 수 없는 수많은 세월 넘어
저 홀로 반짝이고 있지 않은가.
반짝이는 것은 그렇듯 혼자다.
가을날 길을 묻는 나그네처럼, 텅 빈 수숫대처럼
온몸에 바람소릴 챙겨 넣고 떠나라.

 

 - 김재진의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에서 -

 

 

*Y-Club*

 

저자 /김재진
1976년 영남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1993년 조선일보에 소설이 당선되었고, 몇 권의 시집과 산문, 동화집을 펴내었다. 오랫동안 방송국 피디로 일했으며 1995년 직장을 떠난 뒤 명상과 마음공부 프로그램들을 배우거나 가르치며 살아왔다. 정목 스님과 함께 어려운 이웃을 돕는 프로그램인 '거룩한 만남'과 아픈 어린이 돕기 '작은 사랑'을 만들기도 했던 그는 현재 명상전문방송 유나(www.una.or.kr)를 통해 명상과 마음공부 전하는 일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이 별에 다시 올 수 있을까', '엄마냄새', '연어가 돌아올 때', '한 번쯤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 '얼마나 더 가야 그리움이 보일까', '먼산 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 '실연가', '하늘로 가는 강', '엄마의 나무', '어느 시인 이야기' 등이 있다.



출처 : 양재클럽(Y-Club)
글쓴이 : 카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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