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블아/새블아 과제

시금치도 안먹어?

하얀벼리 2011. 5. 13. 18:04

 

 

시금치도 안먹어?

 

얼마전만 해도 정말 난 시금치도 안먹는 시어머니라면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드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어릴 때부터 곱게 귀한 딸로 자란 내가 시집에서 받는 대접이란 아들을 빼앗아간 여자이거나 집안일이나 거드는 여자이거나 의무에만 충실해야하는 여자로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싫은 건 장남인 남편이 너무나 효자 라는 것이다.

내자식은 돌보지 않아도 부모님은 한달에 2~3번정도는 찾아 뵈어야하고, 그것도 거리가 200여km이상 떨어져 있는데도~~~~  그러니 시부모는 그 아들만 믿고 모든 잘 못된 것은 내탓을 하는 것 같고, 또 시집에 제사는 왜 그리고 많은지~~~, 또 행사는 어떻고~~~,

그런데 내가 바뀌기 시작했다.

먼저 글을 올린 엄마를 부탁해를 읽어 보신분은 아시겠지만

이제는 시어머니도 내겐 엄마가 되어 내게 다가오신 것이다.

 

며칠전 어버이날에 당연히 시부모님을 찾아 뵙기로 하고 있었는데 그전에 내가 교통사고가 나는 바람에 찾아가 뵐 수가 없었고 당연히 돈 10만원 달랑 통장에 입금시키고~~~

그저 내 의무를 다했다는 맘으로 있었는데~~~

오늘 갑자기 생각지도 않은 택배가 도착해서 받아보니 시어머님이 반찬을 바리바리 해서 보냈어요.

갑자기 눈물이 핑돌고 내맘이 찌릿해지는 것이 부모님의 사랑을 다시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시부모님이 보내주신 택배속엔~~~

나박김치랑 북어채 무침

 

여러가지 나물들을 신문에 곱게 싸고

 

 

 

깍두기랑 배추김치랑 오이김치도 함께 넣고

 

 

쇠고기국을 끓여 냉동시켜서

 

 

또 꽁치 통조림을 사서 넣으셨습니다.

 

어찌 잃어버린 내 친정엄마만 엄마라 할 수 있을까요?

시어머니는 내남편의 엄마고 또한 나의 엄마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