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면 만두국이 먹고 싶어진다.
난 남쪽 지방에 오랫동안 살게 되면서 만두 만들기가 두려워졌다.
남쪽지방은 만두를 만들어 먹지 않는다.
서울서 자란 나는 설 명절을 앞두고 만두를 만들어
떡 만두국을 끓여 먹기도 하고
예전 지금처럼 김치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는
묵은 김치가 시어지기 전에
그야말로 김치 도둑이던 만두를 만들어
온식구가 배불리 먹던 기억이 남아있다.
근데 남쪽지방에 가서 살게 되면서 만두 만드는 일이
자주 하는 일이 아니다보니
번거롭고 어렵게 느껴져서 잘 만들지 않게 되었다.
이제는 함께 먹어줄 사람이 없어서
만들기가 성가시게 느껴지는 걸 어쩌겠는가????
요즘 만두가 먹고 싶어지는 날이면
기쁜 마음으로 찾아갈 수 있는 집이 있어서 참 좋다.
우리집에서 많이 떨어지지 않은 곳이라서 더욱 좋다.
고기처럼 속이 거북하지도 않으면서 포만감을 느끼고
칼로리가 많지 않을 것같아 더욱 좋다.
양지를 삶은 국물에
만두 여섯개를 넣어주는데
수입고기가 아닌 한우로 양지 국물을 낸다.
뽀얀 빛깔이 진한 맛을 다시 생각나게해서 입맛을 다셔본다.
깔끔한 속에는 집에서 한 듯하게 김치와 두부 파 등이 가득 들어 있다.
춘천 교대 앞쪽에 나즈막하게 개성관이라는 간판을 달고
언제 가도 내집을 가는 듯이 편안한 맘으로 갈 수 있는곳이다.
문을 밀고 들어가면 주인 아주머니와 종업원이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앉아서 직접 만두를 빚고 계신다.
문살에 걸린 옥수수와 수수는 이곳이 강원도 임을 표시해주는 듯 아주 정겹고 정갈하게 느껴진다.
가격표에는 만두국 떡만두국등이 6,000원으로 표시되어있다.
깔끔하게 김치는 단지에 담겨있어 먹을 만큼만 꺼내 먹으면 된다.
간장 과 나박김치만 나오고
주문을 하면 작은 공기의 밥을 무료로 준다.
언제나 정겹과 깔끔한 맛으로 먹을 수 있는 개성관은 내 단골집이다.
주인에게 맛을 내는 비결이 무어냐고 물었더니
'그냥 집에서 먹는 것처럼, 내 가족이 먹는 것 처럼 하는 것 말고 무슨 다른 비결은 없다'
라며 간결하고 겸손하게 말하는 그 모습 처럼 그집의 음식 맛은 그렇다.
크게 치장하지 않고 편안하게 맛나게 깨끗하게 해주는 만두집이다.
그래서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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